기준경비율이 세금 더 나온다? 국밥집 사장 정순대 씨로 종합소득세 계산 이해하기

직장인 시절 순대국밥에 소주 한잔 기울이는 게 삶의 낙이었던 정순대 씨. 20년간 전국의 순대국밥을 맛보며 단련시킨 입맛과 레시피 연구를 통해 재작년 초에 모던한 인테리어의 국밥집을 차렸습니다.

음식 맛은 물론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인스타그램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식당을 연 첫 해부터 6천만원이라는 수입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인 작년, 첫해와 동일하게 6천만원의 수입을 기록했습니다. 두 번째 해에도 수입이 동일하자 어디서 비용이 새나가는 것인지 고민이 깊어진 정순대 씨. 일단 종합소득세 신고철인 5월을 맞이했으니 세금부터 따져보기로 합니다.

작년 5월에는 재작년의 수입에 대한 종합소득세 신고를 했으니, 올 5월에는 작년 수입에 대한 종합소득세 신고를 할 차례인데요. 뭔가 이상합니다. 2년 연속 수입이 6천만원으로 동일한테 내야 하는 세금은 100만원가량 차이가 나네요. 대체 무엇 때문이죠?

비용을 계산하는 경비율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경비율은 수입(매출)에 일정한 비율을 곱하여 비용을 계산하는 개념입니다. 본래는 세금 신고 시 신고자가 장부를 제출하여 사업 때문에 지출한 비용을 하나하나 증명해야 하지만, 장부가 없을 때에는 정부에서 업종별로 정해 놓은 경비율을 적용합니다. 경비율을 통해 ‘작년에 번 돈 중에 대강 이만큼의 비율은 경비로 썼을 것’이라고 임의로 추산하여 처리하는 것이죠.

경비율을 적용하여 나온 비용을 수입에서 뺀 값이 바로 ‘소득’이 되고, 이 소득을 기준으로 소득세가 매겨지는 것입니다.

경비율에는 단순경비율과 기준경비율이 있는데요. 직전 과세기간(재작년)과 해당 과세기간(작년)의 업종별 수입 금액에 따라 어느 경비율을 적용할지 결정이 됩니다.

단, 과세 기간, 즉 종합소득세의 경우 신고 기간의 작년에 신규로 사업을 개시한 경우에는 수입과 상관없이 단순경비율이 적용되는데요. 단순경비율은 수입에서 기준경비율보다 더 많은 비중을 비용으로 계산해주는 특징이 있습니다. 재작년에 6천만원의 수입을 올린 정순대 씨는 덕분에 단순경비율을 적용하여 종합소득세를 납부했죠.

그리고 그 다음해인 작년, 음식점업의 경우 수입이 6천만원이면 본래 기준경비율에 해당됩니다. 그래서 올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는 정순대 씨는 작년 신고와는 다른 세금을 맞닥뜨리게 된 것입니다.

👉 단순.. 경비.. 뭐라고요? 경비율 쉽게 이해하기

신규 사업자, 수입 6천만원을 단순경비율로 신고했을 때

재작년 초 모던한 순대국밥집을 열고 한 해동안 6천만원을 번 정순대 씨. 그 다음해인 작년 5월 종합소득세를 신고했습니다. 신규 사업자라서 수입과 상관없이 단순경비율을 적용하여 세액을 산출했죠.

한번 찬찬히 단순경비율을 적용한 종합소득세 계산 과정을 따라가 볼까요?

경비

우선 정순대 씨의 경비를 먼저 내보겠습니다. 경비는 단순경비율을 매출에 곱한 값으로 구합니다. 순대국밥집이 해당하는 한식 일반음식점(552101)의 단순경비율은 89.7%이네요.

💵 정순대 씨의 경비 = 6000만원 × 89.7% = 5382만원

소득

이제 정순대 씨의 재작년 소득을 구할 수 있겠네요. 소득은 수입(매출)에서 경비(비용)를 뺀 값입니다.

💵 정순대 씨의 소득 = 6000만원 – 5382만원 = 618만원

과세표준

과세표준은 세금을 부과하는 최종 기준이 되는 금액입니다. 과세표준을 구하려면 그 전에 소득공제되는 항목이 있다면 빼주어야 합니다. 정순대 씨는 납세자 본인에게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인적공제 150만원이 있으니 이만큼을 소득에서 빼줍니다.

💵 정순대 씨의 과세표준 = 618만원 – 150만원 = 468만원

산출세액

산출세액은 말 그대로 계산하여 산출된 세금을 말합니다. 과세표준에 따라 달라지는 세율을 곱해주면 됩니다. 정순대 씨의 과세표준 468만원에는 6%의 세율이 적용되네요.

💵 정순대 씨의 산출 세액 = 468만원 × 6% = 28만 8백원

그리하여 6천만원의 수입을 단순경비율로 추계신고 했던 정순대 씨는 재작년 총 28만 8백원의 종합소득세를 납부했습니다.

👉 아직 어렵다면? <종합소득세 A to Z>에서 기본 개념 한번에 이해하기!

사업 2년차, 수입 6천만원을 기준경비율로 신고했을 때

신규 사업이라는 메리트가 끝난 가게 오픈 2년차에 얻은 6천만원 수입은 이제 단순경비율이 아닌 기준경비율로 신고해야 합니다. 정순대 씨가 장부 없이 추계신고를 한다면 말이죠. (기준경비율의 경우 장부를 제출하는 기장신고가 대부분 유리하긴 하지만요)

아무튼 정순대 씨는 종합소득세 신고에 대한 준비도 거의 하지 못했고 수수료가 두려워 세무사의 도움 없이 경비율을 적용하여 간단하게 추계신고를 하려 합니다. 기준경비율이 적용되는 사업 2년차 수입 6천만원에 대한 종합소득세는 다음의 과정으로 산출할 수 있습니다.

경비

기준경비율은 한식 일반음식점(552101)의 경우 10.1%밖에 되지 않습니다. 단, 기준경비율 적용 시 주요 경비(매입 비용, 임차료, 인건비)는 별도로 증명을 하면 추가로 비용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에 따라 정순대 씨는 증빙 자료를 통해 인건비와 임차료 2천만원을 추가로 비용 처리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기준경비율로 계산된 경비와 정순대 씨가 별도로 증명한 주요경비를 모두 더한 경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정순대 씨의 경비
= [2000만원 (주요경비)] + [6000만원 × 10.1% (기준경비)] = 2606만원

소득

이제 정순대 씨의 작년 소득을 구할 수 있겠네요.

💵 정순대 씨의 소득 = 6000만원 – 2606만원 = 3394만원

단순경비율을 적용했던 재작년의 소득(618만원)보다 5배가량 높게 잡혔습니다.

비교소득금액

잠깐! 그런데 여기서 정순대 씨는 종합소득세를 공부하여 전략을 썼습니다. 비교소득금액을 택한 것이죠.

기준경비율로 추계신고를 하면 소득이 너무 높게 잡히는 것에 대비해, 나라에서 비교소득금액이라는 방편을 마련해놓았는데요. 비교소득금액은 [수입 – (수입 × 단순경비율) × 배율]로 구합니다. 배율은 복식부기의무자는 3.4배, 간편장부대상자는 2.8배로 정순대 씨는 후자에 해당하네요.

💵 정순대 씨의 비교소득금액
= 6000만원 – (6000만원 × 89.7%) × 2.8 = 1730만 4천원

이렇게 구한 비교소득금액과 기준경비율로 구한 소득 중 적게 나온 쪽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정순대 씨는 당연히 비교소득금액을 선택하여 이를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하기로 했어요.

과세표준

작년에 대해서도 정순대 씨는 납세자 본인에게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인적공제 150만원이 해당되니, 이만큼을 소득에서 빼줍니다.

💵 정순대 씨의 과세표준 = 1730만 4천원 – 150만원 = 1580만 4천원

산출세액

정순대 씨의 과세표준 1580만 4천원에는 15%의 세율이 적용되네요.

💵 정순대 씨의 산출 세액 = 1580만 4천원 × 15% = 129만 6백원

같은 수입에도 단순경비율이 적용되었던 재작년의 소득에는 28만 8백원의 세금이 나왔지만, 기준경비율이 적용된 작년의 소득에는 129만 6백원의 세금을 내게 되었습니다.

단순경비율 & 기준경비율 한눈에 비교하기

기준경비율이라면 장부 쓰는 기장신고를 고려하세요

이렇게 같은 추계신고라도 단순경비율과 기준경비율 중 어느 쪽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내야 하는 세금이 크게 달라집니다. 무조건 간편하다고 해서 경비율을 적용하는 추계신고로 대충 세금을 신고하면 아낄 수 있는 돈도 더 내게 될 수 있어요.

특히 세금이 훨씬 많아지는 기준경비율 대상자라면, 추계신고가 아닌 기장신고를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기장신고는 장부를 제출하여 비용을 직접 모두 증명하여 누락 없이 모든 비용 지출을 인정받을 수 있어요.

👉 (간편)장부를 써야 하는 이유 4가지 (feat. 복식부기)

장부에도 간편장부와 복식부기가 있는데요. 이 또한 수입을 기준으로 나뉩니다. 정순대 씨의 경우 간편장부에 속하네요. 장부 작성, 나아가 절세에 관심이 있다면 세이브택스의 다음 아티클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 장부의 정확한 개념과 간편장부가 궁금하다면?

복잡한 종합소득세, 엄두가 안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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